내용요약 카타르 LNG 프로젝트, 최대 120척 주문 계획으로 한국도 수주 가능성↑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 /현대중공업그룹 제공

[한스경제=권혁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유가하락으로 불황인 국내 조선업계가 중국의 약진으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중국 해방일보는 지난 22일 중국선박공업그룹(CSSC) 자회사 후동중화조선이 카타르 석유공사와 화상회의를 통해 총 200억위안(한화 3조4850억원) 이상의 LNG선 건조 프로젝트를 정식으로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계약은 '8척 건조+8척 옵션' 형태로 총 16척이다. 1척당 2171억원 수준으로 선박 인도 시기는 2024년과 2025년이다.

신문은 중국 사상 최대 조선 수출 계약으로 중국 LNG선 건조사업의 신기원을 개척했다고 평가했다. 후동중화조선당위원회 서기 천젠량 회장은 이번 수주 계약에 대해 "중국 경제가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저력을 보여준 것"이라고 자평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물동량이 감소하고 유가하락으로 전반적인 산업침체가 심화되면서 올해와 내년 수주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24일 영국 조선·해운시장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가 발표한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 1분기 세계 누계 선박 발주량은 233만 CGT(환산톤)으로 전년 동기(810만 CGT) 대비 71.3% 축소됐다.

한국 조선5사(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현대삼호, 현대미포조선)는 지난해 265억달러보다 19% 성장한 315억 달러를 수주 목표로 제시했지만,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을 받기 전이던 2월까지 수주는 목표의 3~4%에 불과했다.

특히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국내 조선사 LNG선 발주는 단 2척뿐이었다.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선. /삼성중공업 제공

다만 카타르 석유공사는 최소 60척에서 최대 120척의 LNG 운반선을 주문할 계획이다. 연간 6척인 후동중화조선의 건조 능력을 감안하면 나머지는 한국 업체가 가져갈 것으로 예상된다. 기술력에서도 한국이 중국보다 월등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선종 중에서 기술적으로 난이도가 가장 높은 LNG선 건조 기술은 한국과 중국과의 기술 격차가 크다. 중국 조선소가 건조한 LNG선에 대한 품질 이슈가 지속되기도 했다. 지난 2018년 중국이 인도했던 LNG선이 엔진결함으로 운항이 중단되기도 했으며 납기를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사례들이 나오기도 했다.

중국 업체들의 잇딴 수주는 한국의 평균 수주 금액인 2억달러 대비 12% 정도 낮은 수준으로 체결해 가격적인 부분이 고려된 것으로 추정된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유럽과 미주의 경제활동이 중단되고 선주들의 동북아 방문이 당분간 불가능하기 때문에 최소 여름까지 신조 발주 공백이 이어질 것으로 판단"된다며 "옵션행사 정도는 가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반면 박경근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수주배경에는 카타르 LNG의 최대 수입국이 중국이라는 점이 작용했을 것"이라며 "중국 후동중화의 LNG선 건조능력을 감안하면 추가적인 중국의 LNG선 수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도 "이번에 수주하지 못한 16척의 LNG선은 다소 아쉽지만 아직 많은 잔여 수주와 모잠비크, 야말 등 LNG프로젝트가 남아 있다"며 "오히려 유가하락 상황에서도 LNG선의 대규모 발주가 나왔다는 점에서 향후 전반적인 조선업종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권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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