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한 ESG행복경제연구소 소장
                이치한 ESG행복경제연구소 소장

[한스경제=이치한 ESG행복경제연구소 소장] 지난 3월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협의체(IPCC)’는 “향후 10년 이내에 지구는 온난화 임계점인 1.5°C를 넘을 가능성이 크다”며 “앞으로의 10년이 기후위기의 골든타임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5월에 나온 세계기상기구의 예측은 더 비관적이다. 지금으로부터 5년 이내에 인류가 기후재앙을 막을 수 있는 마지노선으로 불리는 1.5°C가 깨질 확률이 66%라는 예측이다. 이는 2027년까지 1.5°C 이상 높아질 해의 발생확률이 66%에 이른다는 것으로, 불과 2달 사이에 암울한 전망이 커진 것이다.

또한 세계기상기구 관측기록에 따르면 올 7월 들어 3주간 지구 평균기온이 16.95°C로 이는 12만 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라고 한다. “지구 온난화(Global warming)를 넘어, 지구 열대화(Global boiling)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사무총장의 경고가 결코 과장이 아니다. 기후변화가 모든 기록을 다 갈아치울 기세다. 오히려 ‘기후비상’이라는 표현이 딱 와 닿는다.   

이처럼 최근 몇 년간 기후변화가 급속도로 가속화되어 인류는 빈번한 극한의 기상현상으로 인해 기후위기라는 실존적 위협에 노출돼 있다. 인간의 활동으로 야기된 지구 온난화의 심각성에 비추어 볼 때 지금까지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인류의 노력이 미온적이고 크게 미흡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기후위기를 바로 알기 위해서는 기후변동성, 기후변화 그리고 기후위기의 정확한 개념과 상호관계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 먼저 기후변동성은 평균 30년 동안 평균값에서 조금씩 변화를 보이지만 평균값을 벗어나지 않는 자연적인 기후의 움직임이다. 반면, 기후변화란 전 세계가 이 자연적인 기후변동성을 벗어나 더 이상 평균 상태로 돌아오지 않는 기후체계의 변화를 의미한다. 최근에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를 가리키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우리나라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시행 2023.3.28)’에서도 기후변화와 기후위기에 대해 정의하고 있다. 기후변화란 사람의 활동으로 인하여 온실가스의 농도가 변함으로써 상당기간 관찰되어 온 자연적인 기후변동에 추가로 일어나는 기후체계의 변화를 가리킨다. 

또한 기후위기는 기후변화가 극단적인 날씨뿐만 아니라 물 부족, 식량 부족, 해양산성화, 해수면 상승, 생태계 붕괴 등 인류 문명에 회복할 수 없는 위험을 초래하여 획기적인 온실가스 감축이 필요한 상태라고 규정한다. 

기후위기는 인간의 활동이 자초한 재앙이다. 지금의 지질시대를 홀로세가 아닌 인류세(Anthropocene)로 달리 불러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인류가 물질적 풍요를 누려왔던 이면에는 지구환경이 겪은 희생이 그만큼 컸다는 방증이다. 

인간은 자연의 일부고 지구도 엄연한 하나의 생명체다. 하지만 그동안 지구환경을 파괴한 인간의 마음속에는 인본주의 사상과 기계론적 세계관이 크게 자리 잡고 있다. 인본주의는 공리주의를 가치판단의 기준으로 삼고 인간만이 본질적인 가치를 지닌 주체로 설정한 사상이다.  

그래서 자연과 환경은 본원적인 존재가치가 없는 인간의 행복 달성을 위한 수단적인 객체로 간주하였다. 인간이 자연을 소유지배 관리함으로써 영원한 번영을 누릴 수 있는 것으로 인식되었던 것이다. 이런 기계론적 세계관이 더해져 자연과 환경을 희생시키는 경제발전의 사회구조를 형성해 왔다.  

이제 기후위기에 직면한 인류는 더 큰 재앙을 막기 위해 먼저 환경을 바라보는 패러다임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최근 ESG 경영이라는 뉴노멀이 이러한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 나가고 있다. 

특히 기후위기 시대를 맞아 E(환경)이 다른 이슈(S, G)에 앞서 중점적으로 구체화하는 추세다. 환경규제가 세계무역질서, 공급망 관리, 기후관련 정보공시, 글로벌 이니셔티브 가입 등의 추진으로 속도와 강도를 더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기후위기가 미치는 영향력과 파급력이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환경 이슈 중에서 가장 큰 사안은 탄소배출을 줄이는 것이다. 이는 ESG 경영의 가장 시급한 핵심적 과제다. ‘2050 탄소중립’이라는 지구 공통의 목표 달성을 위해 국가별로 실천 목표를 설정하고 약속 이행을 촉구하고 있다.

기업은 아직은 초기 단계에 있지만 온실가스 감축, 재생에너지 생산, 에너지 전환, CCUS(탄소포집·활용·저장) 기술개발 등을 통해 기후변화 완화와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찾는 ESG경영을 기본 경영원칙으로 채택해야 한다. 

기후와 환경관점에서 경제적으로 생존가능(Viable)해야 지속가능성이 담보될 수 있다. 기업이 가야 하는 길이 바로 지속가능경영이다. 결국 기후위기로 불어 닥친 초불확실성 시대에 기업이 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나침판 같은 길잡이가 ESG 경영인 것이다. 

 

이치한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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