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박종민 기자] 괜히 유럽 축구 최강팀들이 아니었다.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가 국내에서 보여준 프로페셔널리즘은 축구 팬들의 감탄을 자아내기 충분했다.맨시티는 지난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까지 휩쓸며 '트레블'을 달성한 유럽 최강이다. 29일 서울월드컵경기장 기자회견장에서 만난 ‘이적생’ 마테오 코바치치(29)는 “(첼시 소속으로) 맨시티를 상대할 때마다 항상 쉽지 않았다. 선수들 모두 프로페셔널하다. 최근 몇 년간 팀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함영주(67)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축구계 ‘키다리 아저씨’로 통한다. 하나금융은 2020년 K리그2(2부) 시민구단이던 대전시티즌을 인수해 대전하나시티즌으로 재창단했다. 이듬해 구단주로 취임한 함영주 회장은 팀을 명문 구단으로 이끌겠다고 약속했고, 실제 취임 1년여 만인 지난해 10월 대전하나시티즌을 K리그1(1부)로 승격시켰다. 김천 상무와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PO) 2차전이 열린 김천까지 내려가 선수들과 함께 승리 기쁨을 만끽했다는 후문이다.함 회장의 ‘축구 사랑’은 남다르다. 대전 구단 관계자는 2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1998년 7월의 기억이 생생하다. ‘세계 최강’ 브라질이 월드컵 결승전에서 0-3으로 패했다는 사실은 그 시절 축구 팬들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축구를 즐겨 하던 어린 아이들 사이에서도 브라질의 완패는 커다란 화젯거리였다. 기자도 그런 아이들 중 한 명이었다.6일(이하 한국 시각) 한국과 브라질의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중계 화면에는 경기를 관전하고 있는 호나우두(46), 히바우두(50), 호베르투 카를로스(49), 카푸(52)의 모습이 잡혔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당시 프랑스와 결승전에 나섰던 주축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그날 카잔의 밤은 아름다웠다. 숙소 인근 거대한 호수 위에선 형형색색의 분수 쇼가 펼쳐졌고 호숫가 건물들에선 휘황찬란한 조명들이 잔잔한 물결을 비췄다. 호숫가를 걷고 동료와 루프탑 라운지에서 마치 해후한 것처럼 웃으며 대표팀 관련 이야기보따리를 풀었다. 한국 축구가 월드컵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독일을 2-0으로 꺾은 2018년 6월 그 기적같은 밤의 얘기다.후반 추가시간 6분 50m를 질주해 쐐기 골을 뽑았던 손흥민은 “꿈같은 밤이었다”고 회상했다. 당시 러시아 월드컵 현장 취재진에게도 잊을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고(故) 서정주 시인은 ‘자화상’이란 시에서 “스물세 해 동안 나를 키운 건 팔할(八割)이 바람이다”라 했다. 2021-2022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공동 득점왕(23골·모하메드 살라와 타이) 손흥민(30·토트넘 홋스퍼)을 키운 건 어쩌면 8할이 아버지 손웅정(60) 씨였는지 모른다.청소년 국가대표를 거쳐 현대 호랑이축구단(현 울산 현대) 등에서 프로 선수로 뛰다 아킬레스건 파열 부상으로 24살 때 조기 은퇴한 손웅정 씨는 이후 남다른 교육법으로 아들 손흥민을 세계 최고 반열의 축구 선수로 키웠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0-0으로 맞서던 후반 추가시간,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공격수 김도훈(52)은 최성용(47)이 건넨 공을 받아 몸을 기울여 넘어지면서 회심의 오른발 슈팅을 날렸다. 공은 전광석화의 속도로 브라질 골망에 빨려 들어갔다.1999년 3월 28일 잠실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과 친선전 결과는 한국의 1-0 승리.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를 무너뜨린 김도훈의 골에 동네 곳곳에선 환호성이 터져 나왔던 기억이 생생하다. 잠실에 모인 6만 여명의 관중은 한국이 히바우두(50)와 카푸(52), 제 호베르투(48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2017년 5월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현장에서 만난 이승우(23·수원FC)의 머리 한 켠에는 'SW'라는 영문이 새겨져 있었다. 그는 “여섯 번 승리(Six Win)해서 수원(Suwon)으로 가겠다는 의미다”라고 털어놨다. 그해 U-20 월드컵 결승전은 수원에서 열렸다.이승우에게 수원은 특별한 곳이다. 수원에서 태어나 약 9년간 거주했다. 최근 K리그행을 결심하면서 그가 택한 팀도 수원FC다.과거와 현재 이승우를 향한 시선은 크게 엇갈린다. 스페인 명문 FC바르셀로나 유스 출
‘라떼(나 때)는 말이야.’통산 80번째 축구 한일전 참패(0-3)를 보고 불현듯 떠오른 말이다. 선수로 따지면 이미 국가대표 은퇴를 했어야 할 나이인 기자는 25일 열린 축구 한일전을 보고 20~30년 전 기억을 떠올릴 수 밖에 없었다.1990년대 TV 중계를 통해 지켜봤던 축구 한일전에 대한 기억은 지금도 생생하다. 한일전이 열리는 날이면 학교에서도 온통 축구 얘기뿐이었다. 한국엔 최용수(50), 일본엔 미우라 가즈요시(54)로 대표되던 1990년대 중반 한일전은 축구 그 이상의 ‘문화 현상’이었다. 2002년 국제축구연맹(FI
3년 전 얘기다. 당시 불혹이 다 되어가던 축구 선수 이동국(41)에게 전화로 조심스럽게 은퇴 계획을 물었다. 그러자 그는 “사실 (제 나이가) 당장 은퇴해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다”라고 답변했다.K리그1(1부) 전북 현대에서 간판 공격수로 활약하던 이동국은 기량 유지에 관한 고충도 털어놨다. 그는 "수비수들은 체력적으로 볼 때 장수하는 게 상대적으로 가능하지만, 공격수들은 어린 선수들이 치고 올라오고 버텨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다. 나이가 많으면서 스트라이커로 뛰는 선수가 많지 않은 게 현실이다"라고 고백했다.3년이 지난 후 그는
“제가 따로 드릴 말씀은 없네요. 옆에 계신 유상철(48) 감독님께서 직접 말씀하실 것입니다.”이천수(38) 인천 유나이티드 전력강화실장은 지난 2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같은 팀 유상철 감독에 관해 말을 아꼈다. 췌장암 4기 진단을 받은 유 감독에 대한 작은 배려였다. 이천수의 성격을 미뤄보아 구단에 관한 다른 이야기였다면 직접 나서 얘기할 법도 했지만, 유 감독에 관해서 만큼은 끝내 입을 열지 않았다. 자신의 말 한 마디가 의도와 다르게 기사화돼 유 감독에게 해가 될까봐서다.유 감독과 이 실장은 2002 한
지난 9일(이하 한국 시각) 폴란드 비엘스코-비아와의 비엘스코-비아와 경기장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한국-세네갈의 8강전 승부차기 2-2 상황. 한국 대표팀의 수문장 이광연(20ㆍ강원 FC)은 세네갈 4번째 키커 디아 은디아예의 슈팅 방향을 재빨리 읽고 몸을 날려 선방을 해냈다.승부차기 초반 2회 연속 실축한 한국이 결국 3-2로 역전하는 계기가 됐던 시작점이었다. 대표팀 5번째 키커 오세훈(20ㆍ아산무궁화)의 슈팅은 상대 골키퍼 디알리 은디아예에게 막혔지만, 주심은 골키퍼가 먼저 움
2016년 6월 18일 열린 프로축구 K리그 수원 삼성과 FC서울의 슈퍼매치에 대한 기억은 특별하다. 축구 담당기자로서 현장에서 본 가장 이상적인 K리그 경기였다. 결과(1-1 무)만 놓고 보면 고개를 갸우뚱할 수 있지만, 당시 경기장 분위기는 거대한 콘서트장을 방불케 했다. 밖에선 음악 콘서트 무대 FM 서울 버스킹이 진행됐으며 안에선 하프타임 때 가수 전인권(65)의 곡 ‘걱정 말아요’가 흘러나왔다. 4만7899명의 관중은 휴대전화 라이트를 켠 채 손을 흔들었다. A매치(국가대표간 경기)에서도 보기 어려울
프로 스포츠에서 ‘스포츠맨십’만큼이나 중요한 게 바로 ‘기록’이다. 지난 7일 2019 하나원큐 프로축구 K리그1(1부) 수원 삼성과 강원 FC의 6라운드 경기에선 의미 있는 기록이 나왔다. 수원이 2-0으로 승리했는데 2번째 골을 넣은 염기훈(36)은 개인 통산 70골 104도움이 되면서 전북 현대 이동국(통산 216골 75도움)에 이어 역대 K리그 2번째로 ‘70(골)-70(도움) 클럽’의 주인공이 됐다. 70-70 클럽은 득점과 도움에 모두 능한 만능 공격수의 상
“손흥민(27ㆍ토트넘 홋스퍼)이 점점 잘생겨지고 있는 것 같아요.(웃음)”과거 대한축구협회(KFA)의 한 관계자에게 이렇게 농을 건넨 적이 있다. 이 관계자는 기자의 말에 “점점 잘 하니깐 더 잘생겨 보이는 게 아닐까요?”라고 웃으며 받아 쳤다. 그럴 수 있다. 때로 선입견은 무섭다. 국민 개그맨 유재석(47)이 온라인상에서 ‘사회가 만든 미남’이라 불리는 것과 같은 이치다.손흥민은 지난 25일(이하 한국 시각)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카타르와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개막일(14일)을 불과 일주일 앞두고 불필요한 논란에 휩싸였다. 손흥민(26ㆍ토트넘 홋스퍼)과 정우영(29ㆍ비셀 고베)의 불화설이다. 지난 7일(한국시간) 볼리비아와 평가전 종료 직후 손흥민이 정우영을 향해 어떤 말을 하며 지나간 후 정우영이 얼굴을 찌푸리면서 말싸움을 했다는 게 요지다.경기가 0-0 무승부로 끝난 뒤 해당 중계 영상은 온라인상에 확산됐다. 영상에서 손흥민은 뒷모습만 잡혔고, 정우영의 입 모양은 불명확했다. 그러나 정우영의 찡그린 표정과 중간에 있
딱 1년 전 얘기다.국내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이 열렸던 지난 해 5월 전주월드컵경기장 보조구장에서 만난 이승우(20ㆍ헬라스 베로나)에겐 또래 선수들에게서 볼 수 없는 특별함이 있었다. 훈련 도중 스탠딩 인터뷰에 나선 다른 선수들은 두 손을 공손히 모으거나 경직된 자세로 있었지만, 이승우는 당당하면서도 편안해 했다.인터뷰를 하면서 바나나를 까 먹는 취재원은 이승우가 처음이었다. 그는 취재진 앞에서 스스럼없이 간식을 챙겨 먹으며 체력을 보충했다. 머리 한 켠에는 ‘SW'라는 영문 알
“승패만 생각하는 축구에서 ‘즐기는 축구’가 우선이라는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이영표(41) KBS 축구해설위원은 본지와 인터뷰에서 공격 축구에 대한 생각을 밝힌 적이 있다. 그는 이 같이 말하며 “팬들도 팀이 이기는 것만 바라는 팬심에서 벗어나 이기고 있더라도 공격을 하지 않는 소극적인 경기에 야유를 보낼 수 있는 마인드가 있어야 한다. 팬들의 환호와 야유가 적절할 때 선수들이 공격적으로 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틀린 말 하나 없다. 승패만 생각하면 크게 이기고 있는 팀은
한국 축구는 그간 ‘무색무취’라는 평가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신태용(48)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은 ‘공격 축구’를 내세웠지만, 어디까지나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때 얘기다. A대표팀을 맡은 후엔 또렷한 색깔을 보이지 못했다.이런 문제는 아마추어나 ‘젊은 팀’에서 더 흔하게 나타난다. 김봉길호도 그랬다. 김봉길(52)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월 26일 끝난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카타르와 3ㆍ4위전에서 0
‘오후 2시 축구회관 2층 회의실에서 최근 상황에 대한 정몽규(55) 대한축구협회장의 입장 표명 기자회견 개최.’지난 19일 오전 9시 1분. 축구협회는 축구 담당 기자들에게 이 같은 내용의 문자를 발송했다. 이날 오전 10시 30분엔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최고의 흥행카드인 슈퍼매치 미디어데이가 예정돼 있었다.곧 정몽규 회장의 긴급 기자회견 예고 보도가 쏟아졌고, 슈퍼매치 미디어데이에 대한 관심의 순식간에 뒷전으로 밀렸다.황선홍(49) FC서울 감독은 미디어데이 기자회견에서 “K리그를 대표하는 경기
가성비는 ‘가격 대비 성능’의 준말로 경제 용어 중 하나다. 그런데 축구에서 감독의 역량을 논할 때 고려되는 것 중 하나도 바로 가성비다. 이때 가성비는 어떠한 선수들을 데리고 어떤 성적을 낼 수 있느냐를 뜻한다.지난 2015-2016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레알 마드리드와 결승전에서 준우승한 디에고 시메오네(47)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감독이 정상에 오른 지네딘 지단(45) 감독보다 선수 구성을 고려했을 때 가성비가 높았다고 할 수 있다. 오카다 다케시(61) 전 일본 축구대표팀 감독은 혼다 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