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속초 상도문 돌담마을, 가을 여유 즐기기에 제격
돌담떡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
마을의 이야기들을 가득 담고 있는 민박집도 푸근
상도문 돌담마을. /강상헌 기자
상도문 돌담마을. /강상헌 기자

[속초=한스경제 강상헌 기자] 속초시는 산과 바다를 품은 매력적인 도시다. 관광철이면 자연을 즐기려는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이런 속초에도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듯한 고즈넉함을 느낄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설악산 자락에 자리한 속초 상도문 돌담마을이다.

상도문 돌담마을은 약 2시간이면 충분히 돌아볼 수 있다. 송림쉼터 앞 공터에서 마을로 들어서면 미로처럼 펼쳐진 옛 돌담길과 고즈넉한 한옥이 반겨준다. 500년의 역사의 전통을 고스란히 간직한 이 마을 내 한옥에는 대문이 없다. 오래전부터 강릉 박 씨, 해주 오 씨, 강릉 김 씨 등이 집성촌을 이뤄 살았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마을을 바라보면 눈에 들어오는 소소한 풍경과 함께 푸근한 정감이 가장 먼저 느껴진다.

상도문 돌담마을 돌담길. /강상헌 기자
상도문 돌담마을 돌담길. /강상헌 기자

돌담길 따라 걷다 보면 돌담 위에 개, 고양이, 부엉이 등이 그려진 아기자기한 스톤아트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스톤아트 작품 안에 그려진 개, 고양이 중 일부는 마을 내에서 사람들과 함께 살고 있는 동물들이다. 훌쩍 커서 듬직하게 집을 지키고 있는 개와 그 개의 어린 시절이 그려져 있는 스톤아트를 번갈아 가면서 보고 있자면 잔잔한 미소가 입가에 번진다.

상도문 돌담마을에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돌담마을 방앗간에서는 마을 어르신으로부터 마을의 상징인 돌담을 꼭 닮은 돌담떡을 만드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찹쌀 반죽을 길쭉하게 늘여 흑임자 가루를 입힌 다음 직사각형 틀에 차곡차곡 쌓는 방식이다. 어렵지 않기 때문에 어른이나 아이 할 것 없이 누구나 나만의 돌담떡을 만들어 볼 수 있다. 마을을 한 바퀴 돌고 나면 완성된 돌담떡을 받을 수 있다. 완성된 떡의 자른 단면을 보면 쌀과 검은깨 가루가 조화롭게 이뤄져 꼭 돌담이 쌓여 있는 것처럼 보인다.

돌담떡 만들기. /강상헌 기자
돌담떡 만들기. /강상헌 기자

짚풀공예 체험에서는 마을 어르신이 직접 농사지은 짚풀로 계란 꾸러미를 만들어 볼 수 있다. 수십 년 전 시골 장터에서 볼 수 있었던 계란 2개가 들어가는 짚풀 꾸러미다. 짚풀 공예의 기본인 새끼꼬기를 배우고 계란 꾸러미를 만든다. 새끼꼬기는 젊은 세대들에게 낯설다. 마을 어르신이 시범을 여러 차례 보여주지만 따라 하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때 이를 지켜보던 마을 어르신이 넌지시 한 마디를 건넨다. “처음인데 잘하고 못하고가 뭐가 중요한가요. 해봤다는 게 의미가 있는 거죠.” 맞는 이야기다. 마을 어르신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짚풀을 이리저리 꼬다 보면 어느새 계란 꾸러미가 만들어져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짚풀공예 체험. /강상헌 기자
짚풀공예 체험. /강상헌 기자

상도문 돌담마을에 왔다면 육모정상점은 꼭 들러야 한다. 마을 중심에 있던 오래된 상점 공간을 흑백 셀프사진관으로 리모델링했다. 빈티지한 소품과 함께 느낌 충만한 인생 사진을 건질 수 있다. 인화한 사진은 소소한 추억거리로 남기기에 제격이다. 육모정상점은 하루에 단 3시간만 열기 때문에 영업시간을 꼭 확인하고 가야 한다. 월요일과 화요일, 목요일에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문을 열고, 토요일에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만 운영한다.

상도문 돌담마을에는 사람 냄새가 나는 곳이 참 많다. 이곳의 민박집들도 마을의 이야기들을 가득 담고 있다. 설악한옥민박은 tvN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 촬영지로 유명하다. 이 민박집 운영자 김택규 씨를 포함해 마을 어르신 6명은 지난 2020년에 시집 ‘상도문’을 냈다. 시집엔 김택규 씨가 쓴 10편 가량의 시가 실려 있다. 선선한 가을바람 아래 시집 상도문을 한 페이지씩 넘기며 돌담마을만의 가을 여유를 느껴보는 건 어떨까.

2020년 시집 '상도문'. /강상헌 기자
2020년 시집 '상도문'. /강상헌 기자

이외에도 상도문 돌담마을에서는 막걸리 만들기 체험, 마을 내 천연 염색 장인과 함께 염색 체험 등을 할 수 있다. 아울러 지역 내 맥주 주조업체인 인근 몽트비어 공장에서는 맥주 주조 과정을 체험하고 시음까지 할 수 있다.

상도문 돌담마을을 더 깊게 즐기고 싶다면 이곳에서 2박 3일 살아보는 ‘속초오실’에 참여해 보는 것도 좋다. 속초오실은 문화체육부와 한국관광공사가 공모를 통해 선정, 지원 중인 전국 13개 체류형 생활관광 프로그램 중 하나다. 속초오실 외에도 우도와 육지도에서 즐기는 힐링 체류여행 ‘슬기로운 어부생활’, 3박 4일 동안 함양 개평한옥마을에서 힐링할 수 있는 ‘여행을 일상처럼, 함양 온데이’, 반려동물과 함께 충주에서 살아보는 ‘충주로oh개!’, 청주 문의마을에서 다양한 로컬체험을 할 수 있는 ‘청주 문의와유’ 등도 준비돼 있다. 체류형 생활관광 프로그램은 올해 말까지 운영된다.

강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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