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장산범’(17일 개봉)은 올 여름 유일한 한국 공포영화다. 전작 ‘숨바꼭질’로 550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한 허정 감독의 새로운 공포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공포물에 모성애를 더한 이른바 ‘감성 스릴러’를 내세운 장르는 관객의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릴 것으로 보인다.‘장산범’은 목소리를 흉내 내 사람을 홀린다는 ‘장산범’을 둘러싸고 한 가족에게 일어나는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의 첫 장면은 흥미진진하다. 한
‘혹성탈출: 종의 전쟁’(15일 개봉)은 인류와 진화한 유인원의 대결을 그린다. 치명적인 바이러스 감염 때문에 인간은 퇴화하고 유인원은 진화한다는 참신한 발상에서 시작한 이 영화는 복수와 관용이라는 철학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유인원의 리더 시저(앤디 서키스)의 서사를 통해 진정한 인간미란 무엇인지 되묻는다.영화 속 시저는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다. 인간과 유인원 사이의 평화로운 공존이 깨지고 전쟁이 시작된 상태지만 여전히 인간에 대한 믿음을 간직하고 있다. 그러나 대령(우디 해럴슨)이 이끄는 인간 군대의 습격으
여름 극장 단 한 편의 한국 코믹 수사물이다. 영화 ‘청년경찰’(9일 개봉)의 이야기다. 장르는 수사물이지만 마치 미국 코미디를 보는 것처럼 곳곳에 코믹 요소가 깔려 있다. 혈기 넘치는 두 청춘스타 박서준, 강하늘의 코믹 연기가 한국판 ‘덤앤 더머’를 보고 있는 듯하다.사실 박서준, 강하늘을 내세운 ‘청년경찰’은 ‘군함도’와 ‘택시운전사’ 등 대작들에 비해 약체로 평가 받았다. 하지만 언론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은 이 영화는
올 여름 ‘천만영화’로 유력하게 점쳐진 ‘군함도’(26일 개봉)가 베일을 벗었다. 흥행 감독 류승완과 황정민, 소지섭, 송중기 등 톱스타들의 모임으로 일찌감치 화제가 된 영화다. 게다가 국내에서 한 번도 다룬 적 없는 군함도(하시마) 소재라니. 두 말 할 필요 없이 흥행 요소는 모두 갖춘 영화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2% 아쉬운 만듦새가 아쉬움을 자아냈다.‘군함도’는 일본 군함도(군함 모양을 닮아 군함도라 불림)에 강제 징용된 후 목숨을 걸고 탈출을 시도하는 조선인들의
영화 ‘덩케르크’(20일 개봉)는 ‘다크나이트’(2008년), ‘인셉션’(2010년), ‘인터스텔라’(2014년)로 유명한 흥행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이 작정하고 만든 전쟁 영화다. 절제의 미학을 담은 듯한 담백한 스토리와 재난 현장에 직접 있는 듯한 생생한 몰입감으로 관객을 압도한다.‘덩케르크’는 1940년 2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 덩케르크 해안에 고립된 40만 여 명의 영국군과 연합군을 구하기 위한 사상 최대의 탈출작전을 그린 실화다. 고립된 영국군 토미(핀 화이트헤드)가 빗발치는 총알을 피하며 살기 위해 달려가는 모습으로 시
‘택시운전사’(8월 2일 개봉)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1980년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다룬 영화다. 시대의 참담한 비극을 그려낸 만큼 ‘신파영화’ 혹은 ‘최루탄 영화’로 여긴다면 오산이다.시대의 비극을 극대화하기보다는 ‘광주인’이 아닌 제 3자인 서울 택시운전사, 외신 기자의 시선에 초점을 맞춘다. 객관적인 시각으로 당시의 광주를 표현하려는 장훈 감독의 의도가 돋보인다. 이렇듯 철저히 인물에 접근한 연출 방식은 관객의 몰입도와 공감을 두 배로 높이는 장치로 작용된다.‘택시운전사’는 가수 조용필의 ‘단발머리’를 부르며 도
혼돈의 137분이다. 개봉과 동시에 혹평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리얼’(28일 개봉)의 이야기다. 개연성의 부재, 엉성한 전개와 아리송한 결말 등 장점보다 단점을 찾는 게 훨씬 쉬운 영화로 평가되고 있다. 마약, 도박, 폭력, 섹스 등 온갖 자극적인 소재는 모두 활용했지만 그 뿐이다.‘리얼’은 “우리 영화는 마술쇼다”고 밝힌 이사랑 감독의 말처럼 때깔만 좋은 ‘마술쇼’를 보는 느낌을 준다. 조각 조각난 전개와 당위성을 찾기 힘든 캐릭터들의 향연, 허무맹랑한 스토리로 아쉬움을 남긴다.사실 영화의 도입부는 꽤 신선하다. ‘존재의 심리학
마블 히어로의 세대교체다. 소년미를 풍기는 ‘스파이더맨’ 피터 파커(톰 홀랜드)는 주체할 줄 모르는 끼를 발산하며 스크린을 훨훨 날아다녔다. 새내기 영웅으로서 제대로 된 신고식을 치르며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스파이더맨: 홈커밍’은 아이언맨에게 발탁되어 '시빌 워'에서 활약을 펼치며 어벤져스를 꿈꾸던 스파이더맨이 세상을 위협하는 강력한 적 '벌처'에 맞서 진정한 히어로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담은 액션 블록버스터다. 지난 해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를 통해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 합류한 새로운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의 신작 ‘그 후’는 전작들에 비해 한층 밝고, 경쾌하며 가볍다. 홍상수 식 일상 뒤틀기는 여전하며, 특유의 유머감각은 역설적인 상황 속에 잘 어우러져 있다. 남녀의 사랑을 풀어놓는 방식 역시 가벼워졌다.‘그 후’는 출판사 사장 봉완(권해효)의 아내(조윤희)가 첫 출근한 출판사 직원 아름(김민희)을 남편의 내연녀로 오해하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그린다. 불륜을 봉완과 내연녀 창숙(김새벽)의 시점, 제3자 아름의 시점으로 각각 다르게 표현해 ‘보는 재미’가 있다.봉완은 떠난 연인 창숙을 그리워하며 이른 새벽부터 아침
영화 ‘박열’(28일 개봉)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독립군영화와는 다르다.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대부분의 시대극들은 웃음기 없이 긴장감이 감돌고, 드라마틱한 요소들을 집어넣은 게 특징이다.그런 점에서 맥락을 달리한다. 영화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밝고, 유쾌하며 아나키스트 박열(이제훈)의 역시 일반적인 독립군 ‘영웅’의 모습과는 전혀 다르다. 철저한 역사적 고증으로 이뤄진 이 영화는 경쾌한 분위기 속 절제의 미학을 추구한다.‘박열’은 1920년대 일본에서 활동한 아나키스트이자 독립운동가 박열의 청춘을 다룬 작품이다. 이준익 감독
영화계의 뜨거운 감자 ‘옥자’는 가족영화다. 산골소녀 미자(안서현)와 거대한 동물 옥자의 가족애를 따뜻하게 그려냈다. 봉준호 감독 특유의 위트와 함께 만화주인공 같은 캐릭터들의 향연, 자본주의를 향한 조소와 교훈적인 메시지는 덤이다. 전작들에 비해 한층 밝고 유쾌한 분위기도 돋보인다.‘옥자’는 강원도 산골소녀 미자가 자신과 동고동락한 ‘슈퍼돼지’ 옥자를 찾아나서는 모험을 그린 액션 어드벤처다. 하마와 돼지를 섞은 듯한 옥자는 뉴욕의 미란다 주식회사가 지구의 식량난을 해결하기 위해 개발한 가축이다. 미란다의 최고 경영자 루시 미란도
‘악녀’(6일 개봉)는 김옥빈의, 김옥빈을 위한, 김옥빈에 의한 액션영화다. 8할이 김옥빈으로 채워졌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 영화계에서 여성 원톱 주연의 액션 영화는 전례를 찾기 힘든 게 사실이다.때문에 ‘악녀’는 관객에게 신선하고 반갑게 다가온다. 짜릿하고 실감 나는 오락액션으로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하지만 탄탄하게 짜인 액션에 비해 내용은 다소 허술해 아쉬움을 남긴다.‘악녀’는 살인병기로 길러진 최정예 킬러 숙희(김옥빈)가 그녀를 둘러싼 비밀과 음모를 깨닫고 복수에 나서는 과정을 그린다.초반부터 관객의 몰입도를 한껏 끌
‘원더 우먼’(5월 31일 개봉)은 관객에게 반가운 영화임이 틀림없다. 남성 위주의 영화계에서 여성을 ‘원톱’으로 내세운 작품인 것도 모자라 ‘여성 히어로’라니. 게다가 단독 작품이 나온 것은 1979년 TV드라마 이후 38년 만이다. 단독 주연 영화는 ‘원더 우먼’ 캐릭터 탄생 이후 처음이다. 하지만 막상 베일을 벗은 ‘원더 우먼’은 매력적인 여성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웠음에도 불구하고 고루한 전개로 아쉬움을 남겼다.이스라엘 출신 배우 갤 가돗을 주연으로 내세운 ‘원더 우먼’은 아마존 데미스키라 왕국의 다이애나 프린스(갤 가돗),
‘겟 아웃’(17일 개봉)은 보기 전, 후 느끼는 감흥이 전혀 다른 영화다. 관람 전 단순히 인종차별과 백인 우월주의를 다룬 스릴러 영화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러한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인종차별을 소재로 한 것은 맞지만, 이를 주도한 백인들의 심리와 인종 화합을 주장한 미국사회의 모순적인 면까지 담아내며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영화는 흑인 남자 크리스(다니엘 칼루야)가 백인 여자친구 로즈(앨리슨 윌리암스)의 집을 방문하면서 벌어지는 기묘하고 섬뜩한 일을 그렸다. 공포영화의 명가로 불리는 블룸하우스가 제작했다. ‘인시디어스’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불한당)은 범죄영화다. 한국 영화계에서 범람하는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식상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래서 매력적이다.영화는 범죄조직의 1인자를 노리는 재호(설경구)와 신참 현수(임시완)의 의리와 배신을 담는다.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인만큼 거칠고 투박하지만 섬세한 감정선이 흐르는 게 기존 범죄 영화와의 차별점이다.‘불한당’은 재호와 현수가 교도소에서 처음 만나는 장면으로 막을 올린다. 현수는 어머니의 신장 이식을 조건으로 교도소에 몰래 잠입한 경찰이다. 재호는 교도소 안에서 담배사업을 벌이며 ‘왕’으로 군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가오갤)는 명백한 히어로 영화다. 하지만 멋진 수트를 입고 카리스마 넘치는 표정으로 명대사를 날리며 하늘을 훨훨 나는 기존의 히어로들의 모습은 찾을 수 없다. 주인공 스타로드(크리스 프랫)를 필두로 뭉친 ‘가오갤’ 멤버들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영웅이 아니다. 살짝 모자란 듯 지질한데다 허당이다. 딱히 영웅심을 찾아볼 수 없으며 가슴 뭉클한 상황에도 코믹 코드가 불쑥 튀어나와 관객을 웃긴다. 이게 바로 ‘가오갤’만의 가장 큰 장점이다. 2편으로 돌아온 ‘가오갤’ 역시 전편과 마찬가지로 특유의 B급 정서와
활자로 된 책을 화면으로 읽은 느낌이다. 영화 ‘석조저택 살인사건’은 원작(빌 S. 밸린저 ‘이와 손톱’)의 장르를 큰 각색 없이 충실하고 정직하게 소화했다. 서스펜스 스릴러 소설의 기본 구조를 따라가며 관객들로 하여금 누가 범인인지, 왜 죽였는지를 흥미롭게 추리하도록 돕는다. 시대적 배경을 차치하고 치열한 법정 다툼 등 장르적 매력이 돋보이는 보기 드문 영화다.해방 후인 1948년 경성의 한 석조저택에서 살인 사건이 발생한다. 잘려 나간 오른손 검지만이 남았을 뿐 시체가 없는 사건으로, 범인은 거부(巨富)로 알려진 남도진(김주혁
‘특별시민’은 정치판의 현실을 고스란히 담아낸 영화다. “정치인의 민낯을 드러냈다”는 최민식의 압축된 설명처럼 말이다. 게다가 5월 9일 제 19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개봉해 시국과 맞물린 영화로 주목 받고 있다.영화는 현 서울시장 변종구가 차기 대권을 노리고 최초로 3선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치열한 선거전이 주된 줄거리다. 변종구와 오른팔인 심혁수(곽도원)을 중심으로 정치인의 이중적인 잣대를 그리는데 치중한다. 누구보다 서민을 생각하는 척 행세하는 변종구의 실상은 지저분하기 그지없다. 자신이 비리를 감추는 데 급급하고, 더 큰
영화 ‘어느 날’은 아내를 잃고 삶의 희망까지 놓아버린 남자 강수(김남길)가 혼수상태로 누워있는 시각장애인 미소(천우희)의 영혼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일과 삶의 변화를 그린다. 시놉시스에서 알 수 있듯이 ‘어느 날’ 역시 작품에서 흔히 다뤄진 사람과 영혼의 교감을 다룬다. 감히 ‘어느 날’을 특별하다고 말하고 싶은 이유가 있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은 현대인의 삶의 무게를 어느 정도 덜어주는 영화이기 때문이다.영화는 철저히 강수의 시선으로 그려진다. 하루하루가 무기력한 강수는 자신에게만 보이는 미소를 만나 내적인 변화를 겪게 된다
동명의 일본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한 ‘공각기동대: 고스트 인 더 쉘’은 한 마디로 스칼렛 요한슨에 의한, 스칼렛 요한슨을 위한 영화다. 인공지능로봇 메이저로 분한 스칼렛 요한슨은 단연 매력적이다. 영화의 화려한 비주얼과 장관 역시 보는 즐거움을 더한다. 하지만 여타 ‘로봇영화’와 크게 다를 것 없는 메시지와 밋밋한 전개가 아쉬움으로 남는다.‘공각기동대: 고스트 인 더 쉘’은 엘리트 특수부대를 이끄는 리더 메이저(스칼렛 요한슨)가 세계를 위협하는 테러 조직을 쫓던 중 잊었던 자신의 과거와 존재에 의심을 품게 된 후 펼치는 활약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