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우리·롯데카드, 합병하면 점유율 18.6%로 전업카드사 2위로 부상
삼성카드의 업계 2위 자리가 위협받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권혁기 기자] 삼성카드가 위기의 연속을 맞게 됐다. 업계 2위 자리도 위태로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일 MBK파트너스-우리은행 컨소시엄의 롯데카드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승인했다. MBK파트너스-우리은행 컨소시엄이 1조3810억원에 인수한 롯데카드 지분 79.83% 중 MBK파트너스가 60% 우리은행이 20%를 보유하게 됐다. 롯데지주는 잔여 지분 20%를 보유하면서 협력관계를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시장점유율은 신한카드가 21.9%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삼성카드가 18.0%, KB국민카드 17.3%, 현대카드 15.6%로 집계됐다.

문제는 삼성카드가 1위 신한카드와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민카드가 바짝 추격하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2분기 19.59%의 점유율을 보이며 신한카드(21.65%)와 2.06%포인트 차이까지 좁혔다. 당시 국민카드는 15.7%였다.

그러나 3분기 신한카드와 국민카드가 각각 22.04%, 16.01%로 점유율을 늘린 반면 삼성카드는 19.01%로 떨어졌다. 2018년 4분기에는 신한카드 22.45%, 삼성카드 18.18%, 국민카드 16.33%였다.

지난 1분기에는 신한카드가 전분기 대비 0.15%포인트 줄어든 22.3%로 주춤했으나 삼성카드 역시 0.5%포인트 하락한 18.13%에 그쳤다. 반면 국민카드가 16.58%로 2.5%포인트 상승하며 2위 자리를 위협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을 살펴보면 지난 6월 기준 전업카드사 자산 순위는 신한카드가 30조2000억원으로 1위, 삼성카드가 22조1000억원으로 2위를 기록했다. 국민카드는 20조600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우리카드와 롯데카드가 합쳐지면 단숨에 전업카드사 2위로 부상하게 된다. /각사 제공

◆ 롯데카드와 우리카드가 합친다면…

그동안 카드업계는 신한·삼성·국민·현대카드 등 빅4 체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롯데카드 점유율은 9.4%로 5위, 우리카드는 9.2%로 6위였다. 롯데카드는 현대카드와 점유율 면에서 6%포인트 이상 차이를 보였다.

하지만 롯데카드와 우리카드가 합병할 경우 점유율은 18.6%로 전업카드사 2위로 부상, 빅4 체계를 단숨에 깨게 된다.

자산 순위로도 12조5000억원(롯데카드), 9조5000억원(우리카드)이 합쳐져 삼성카드 22조1000억원에서 1000억원 부족한 22조원이 된다.

우리카드는 신한은행과 마찬가지로 은행을 중심으로 성장이 가능하고 롯데카드는 롯데그룹 유통계열사인 백화점, 롯데마트, 면세점에서 강점이 있다. 서로 다른 분야에 강점이 있기 때문에 합병 이후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롯데지주가 여전히 지분을 갖고 있기 때문에 롯데그룹 통합멤버십 엘포인트(L.POINT)와 연계가 가능하고 간편결제 서비스 엘페이(L.pay)와 서로 윈윈할 수도 있다.

◆ 삼성카드, 코스트코 잃고 영업이익 감소 등 '겹악재'

현재 삼성카드는 '겹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19년간 독점 계약했던 코스트코를 현대카드에 내주고 올해 상반기 실적 부진을 겪었다. 코스트코는 국내 회원수 200만명에 단일 카드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해당 카드사와 수수료를 낮춰 비용을 절감하고 소비자들에게 혜택을 돌려주겠다는 취지다. 수수료가 낮아도 연간 카드 결제 수수료 수익은 200억원에 달한다.

삼성카드는 올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8.7% 하락한 영업이익 2433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 역시 1.2% 감소한 1920억원이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카드는 정부의 규제 영향으로 수수료율이 큰 폭으로 하락한데다 코스트코와의 계약해지 등으로 카드 이용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3.6%나 줄어들면서 예상보다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며 "당분간 제반 여건이 빠르게 개선되기 어려운 점을 고려할 때 수익 구조 역시 개선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우리금융지주가 적정 시기가 되면 MBK파트너스로부터 롯데카드 지분을 매입할 가능성이 크다"며 "우리카드와 롯데카드가 합쳐 몸집을 키운다면 카드업계에 큰 지각 변동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권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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